
- 평점
- 8.5 (2017.10.12 개봉)
- 감독
- 미키 타카히로
- 출연
- 후쿠시 소타, 고마츠 나나, 히가시데 마사히로, 야마다 유키, 키요하라 카야, 오오타카 아키라, 미야자키 요시코, 혼다 치카라, 사카이 요시후미, 죠노치 코고로, 노마구치 토오루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僕は明日、昨日の君とデートする)
딱 제목을 보자마자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들고, 해석을 하려 했다. 나의 내일이 어제의 너라니 이게 무슨 뜻일까.. 영화를 보기 전부터 줄거리를 예상했다. 일단 시간과 관련된 영화라는 건 알겠고.. 흠. 1인칭이 '보쿠' 니 남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등등.
일단 영화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나름대로 이 영화에 대한 의문점이 있어 그것부터 소개하겠다.
영화의 설정에 대해
두 남녀가 서로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세계에 살면서, 5년마다 세계의 중첩이 일어날 떄, 30일간 서로를 만날 수 있다는 설정이다. 마치 [너의 이름은] 의 타키와 미츠하가 떠오른다. [너의 이름은] 에서는 미츠하가 2년 앞선 세계에 살고, 타키가 미츠하보다 2년 느린 세계선에 살고 있다. 황혼의 때가 오면, 타키와 미츠하는 직접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서로의 시간이 '역방향'으로 흐른다는 점에서 [너의 이름은]과 차이를 나타낸다. [너의 이름은] 의 두 남녀는 같은 시간선에 있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기에, (사실 다중 우주는 아니고..영화적 허용이 심한 세계?) 문자로도 아무 문제 없이 대화할 수 있었으며, (선후 관계가 유지되기에) 마지막에 서로의 얼굴을 직접 확인했을 때도 아무 문제 없이 만날 수 있었다.
이 영화에서 시간이 서로 반대로 흐른다는 설정이 유지된다면, 작중 두 남녀가 서로를 보았을 때 모든 행동이 반대로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에서는 하루의 시간은 둘이 동일하게 아침->저녁으로 흐르도록 묘사되었지만, 정말 시간이 '반대로' 흐른다면.. 타카토시의 n일 0시 1분은 에미의 n일 23시 59분이 되어야 할 터이다.
그렇다면 둘의 시간대가 완전히 동일해지는 경우(쌓아온 기억의 양이 일치하는 경우)는 15일째 정오밖에 없어야 한다. 기억을 쌓는 과정 또한, 말이 통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과거의 일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기억이기에, 에미는 타카토시와 대화 자체가 성립이 될 수가 없다. 같은 공간에만 있을 뿐, 시간이 역방향으로 흐르니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점점 더 미궁에 빠지는 것 같다. 서로의 행동이 거꾸로 보인다면 영화를 만들지 않았겠지?ㅋㅋ
물론 영화적 허용,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둘이 말이 통해야 하기에, 영화에서는 12시가 되면 에미가 뿅 하고 사라진다는 것을 나타냈다. 흠.. 그렇다면 시간의 연속성이 깨지는 것이 아닌가? 등등,
아니 뭐 그냥 영화를 보면서 계속 궁금했던 것이다. 영화의 몰입을 깨뜨리는 주범일지도?

감상평
마음이 따뜻해지는 로맨스 영화였다. 나는 영화 감독이 의도한 대로 영화 감상을 잘 하는 편이기에,(단순함) 처음에는 남주인 타카토시의 시점에 몰입해서 영화를 보았다. 에미가 특정 부분에서 울음을 터뜨릴 때마다? 뭐지? 하는 의문을 계속해서 가졌다. 마치 타카토시처럼.
하지만 우는 이유를 알게 되면서, 정말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에게는 처음이, 그녀에게는 마지막이다. 타카토시와 에미가 처음 만나는 장면은 처음이라 느낄 수 있었던 설렘과, 마지막이라 느낄 수밖에 없었던 그리움이 공존하는 장면이었던 것이다. 에미가 그때 한 마지막 말도 심금을 울렸다. "またね。" 라니. 에미는 마지막까지 타카토시를 배려해서, 그런 말을 했었던 것이겠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에미의 시점으로 영화 전체를 다시 보여준다. 지금까지 타카토시의 입장에서 느꼈던 이상함이, 에미의 시점에서 모든 수수께끼가 풀린다. 타카토시가 처음 손을 잡았을 때 흘린 눈물, 타카토시의 집에 처음 가서 서로의 이름을 불렀을 때 흘린 눈물, 그리고 서로가 처음 만났을 때 흘린 눈물의 의미.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도 알고 있었지만, 마지막 부분에 한 번 더 보여주면서 에미가 얼마나 타카토시를 배려했는지, 얼마나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원래 영화에서 해피 엔딩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이 영화는 해피 엔딩이 아니기에 마음을 더 울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가족의 색깔 (5) | 2025.01.09 |
|---|---|
|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6) | 2025.01.03 |
| 치히로 상 (5) | 2024.12.22 |
|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9) | 2024.12.18 |
| 백엔의 사랑 (10) | 2024.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