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기억으로는 내가 느낀 것을 남기기에 한계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마모된다. 일례로 특정한 사건이 없었으면 어제, 그저께 무엇을 먹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지 않는가. 그렇기에 사진기라는 도구를 빌려 그 당시의 내 기억을 담는 것이다. 사진을 보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고, 추억을 회상하며 생각에 잠길 수 있다.여행을 가면 항상 길거리를 아무 생각 없이 걷는다. 관광지를 다니는 것보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국가의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리를 걷다 보면, 항상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마주한다. 가려고 하는 길이 공사 중이어서 돌아가야 할 수밖에 없다거나, 가는 길에 길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거나. 난 이런 예측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