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평점
- 8.7 (2013.11.21 개봉)
- 감독
- 박찬욱
- 출연
-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김병옥, 오달수, 이승신, 윤진서, 유연석, 오광록, 이대연, 박명신, 김수현, 용이, 지대한, 오태경, 유일한, 이영희, 이미미, 한재덕, 전우재, 최재섭
15년을 기다린 복수
2000년대 초반의 명작 영화. 올드보이를 보았다. 이우진의 15년을 기다린 복수가 주된 내용이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리뷰 유투브 등등으로 올드보이라는 영화의 줄거리, 그리고 강 스포적인 부분을 이미 알고 있었다. 너무 오래되고 워낙 명작이라 왕왕 회자되는 영화이다 보니, 내용에 관한 여러 정보들이 인터넷에 많기 때문에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의 검색 기록을 추적하고 있는지, 넷플릭스에 올드보이를 검색한 순간부터 인스타 릴스나 유투브 쇼츠에 올드보이와 관련된 내용이 도배가 되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이런 페널티를 안고도,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했다. 몇몇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전혀 영화를 감상하는 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배우들의 명연기가 일품이었다. 특히, 최민식 배우는 최근 파묘로 또 연기력을 한번 입증했고, 최근 범죄와의 전쟁을 다시 봐서 미친 메소드 연기의 실력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유지태 배우의 연기력에 놀랐다. 작중 오대수가 이우진에게 비밀을 지켜 달라고 애원하며 매달릴 때 이우진의 웃음을 참는 연기는 보면서도 매우 놀라웠다. 이 정도는 해야 배우를 할 수 있는 것이구나..이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작중 오대수는 늦은 밤, 공중전화 앞에서 영문도 모른 채 납치당하고 감금당한다. 그리고 정말 너무하게도, 감금 기간을 알려주지도 않고, 매일매일 군만두만 식사로 나온다. 자해를 해 죽으려고 해도 미지의 사람들이 들어와 죽을 수 없게 한다. 오대수는 반복되는 생활에 지쳐, 탈출을 결심한다. 젓가락 하나로 벽을 계속 파, 감금 시작 15년 만에 결국 가장 바깥쪽 벽에 닿는다. "한 달 후면 나간다.." 애석하게도, 그 다음 날 오대수는 밖에서 정신을 차린다.
15년 만에 사회로 나오게 된 오대수는 자살하려는 남자와 조우한다. 마치 짐승이 같은 동족인 것을 확인하는 것처럼, 오대수는 남자의 냄새를 맡는다. 그 후 오대수는 무엇인가에 이끌린 것처럼 횟집 지중해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미도를 만나고, 미도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우진
"우린 다 알면서도 사랑했어요. 당신도 그럴 수 있을까?"
오대수를 가둔 범인의 정체는 이우진이었다. 그는 누구인가? 대체 어떤 원한으로 오대수를 가둔 것일까? 오대수는 답을 알고 있지 못했다. 이우진은 미도의 목숨을 담보로 5일이라는 기한을 준다. 5일 안에, 자신이 왜 갇혔는지, 이우진은 누구인지 알아내야 한다. 오대수는 계속되는 추리 끝에 이우진이 자신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가 학창시절 자살했던 이수아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추리를 들고 오대수는 이우진을 찾는다.오대수는 우연히 이수아와 이우진이 학교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을 목격했고, 그것을 이사 가기 전 친구에게 말하고 전학을 간다. 소문은 커지고 커지고 커져서, 나중에는 이수아가 학교에서 알아주는 걸레라는 사실이 학교 전체에 퍼지게 된다. 겹쳐서, 이수아는 실제로 자신이 임신을 했다고 생각하며 상상 임신을 하게 된다. 이런 악재가 겹쳐서, 결국 이수아는 자살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우진의 자지가 아니라, 오대수의 혀가 우리 누나를 임신시켰다니까요?"
이제부터가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나를 포함한 관중들은, 오대수의 시점에서 영화를 보아 왔기 때문에 오대수가 완벽한 추리를 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가뒀을까가 아니라 왜 15년만에 풀어줬는지"를 알아야 한단 말이에요. 어째서 "15년" 만에 오대수는 풀려날 수 있었던 것일까. 이우진은 오대수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전한다. 미도는 오대수의 딸이었다.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야 오대수의 딸이 성인이 될 수 있었으므로, 오대수는 15년 동안 작은 방에 감금되어 있었던 것이다. 모든 것은 이우진의 계획대로였다. 오대수와 미도는 각각 머리속에 많은 암시가 심어졌다. 나오면 바로 지중해로 찾아갈 것. "누구냐 넌." 이라는 말을 들으면 오대수의 손을 잡을 것 등등.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오대수는 울부짖는다. 이우진에게 빌며, 제발 미도에게는 이 사실을 알려주지 말라고 애원하며 자신의 혀를 자른다.
최면
이 영화의 기본 플롯에는 최면이라는 것이 깔려 있다. 오대수는 감금당해 최면을 당해 감금에서 풀려나자 이우진이 원하는 대로 행동했다. 오대수의 딸 미도 또한 최면(암시) 에 걸려 오대수를 만나고 오대수와 관계를 맺는다. 이우진의 누나 또한 마찬가지다. 이우진과의 관계가 오대수에게 들킴으로써, 자신에게 어떠한 암시(최면) 을 건 것이다. 결국 상상 임신을 하게 되고, 이우진이 오대수에게 복수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또한 최면으로 장식된다.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오대수는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던 최면술사를 찾아간다. 그녀에게 가 오대수는 미도와 자신의 관계를 모두 잊고 싶다고 말하며, 그에 따른 최면을 걸어 달라 말한다. 결국 오대수는 미도와의 관계를 완전히 잊은 채, 미도와 새 삶을 시작한다.나도 잊고 싶은 기억이 있을 때, 최면을 통해 그 기억을 지우고 싶다. 혹은 최면으로 타인의 생각을 바꾸고 싶다. 아니면, 나에게 어떠한 암시를 걸어서 어떠한 목표만을 좇게 만들고 싶다. 지금 내 마음에는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마음보다, 하려고 하지 않는 저항감이 훨씬 강해진 상태이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면, 결국 앞으로 발을 내디뎌야 한다.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직면하는 데 있어서 만나게 되는 정신적 피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하려면 발을 내디뎌야 한다. 나는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너무나도 좋다. 이런 내 생각을 최면으로 깨끗하게 지우고 싶다. 속된 말로, "빠꾸가 없다" 라고 하지. 그런 추진력이, 나에게는 지금 너무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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